월급은 그저 거들 뿐… 본업보다 부업에 열 올리는 Z세대의 속마음
치솟는 물가와 불안정한 고용 시장 속에서, 한 달 월급만으로는 원하는 삶을 살기 어렵다는 것을 깨달은 젊은 세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새로운 노동 세대로 떠오른 Z세대에게 부업은 단순한 용돈 벌이를 넘어 생존과 커리어를 동시에 지탱하는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과거의 부업과는 확연히 다른, 플랫폼 기반의 똑똑한 부업으로 자신의 미래를 개척해나가는 Z세대의 이야기를 더 깊이 들여다보겠습니다.
🔥 왜 본업보다 부업에 빠지는가: 생존과 성장을 동시에 잡는 전략
Z세대가 부업에 열광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인 요인입니다. 신한은행의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직장인들이 부업을 택하는 첫 번째 이유는 생활비와 노후 대비(61.9%)였습니다.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는 월급으로는 생활을 감당하기 버겁다는 현실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이들은 부업을 통해 주거 비용과 자기계발 비용을 충당하고, 결혼이나 내 집 마련 같은 미래 목표를 위한 종잣돈을 모으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은 단순히 돈을 버는 행위를 넘어섭니다. 많은 Z세대는 부업을 '포트폴리오 커리어'의 일환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는 한 직장에 평생을 바치는 대신, 여러 부업을 통해 다양한 기술과 경험을 쌓아 자신만의 경력 포트폴리오를 만들어가는 전략입니다. 직장인 10명 중 3명 이상은 창업이나 이직 준비, 본업 역량 강화 등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부업을 하고 있었으며, Z세대에서는 이러한 목적이 다른 세대보다 약 10%포인트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세대별 부업 목적 비교 (신한은행 보고서)
구분 | 경제적 이유 | 미래 대비 (창업·이직) |
---|---|---|
Z세대 | 61.9% | 34.2% |
X세대·베이비붐 세대 | 61.9% | 24% |
💻 달라진 부업 트렌드: 디지털 플랫폼이 바꾼 부의 지도
과거의 부업이 대리운전이나 배달, 식당 서빙 같은 단순 노동에 그쳤다면, 최근의 부업은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형태로 진화했습니다. 이는 물리적인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는다는 점에서 Z세대에게 특히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부업 활동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 콘텐츠 기반 부업: 유튜브,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 자신의 콘텐츠를 통해 광고 수익이나 협찬을 얻는 방식입니다. 특히 전문 지식을 담은 전자책을 판매하거나, 유료 뉴스레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도 각광받고 있습니다.
- 기술 기반 부업: 영상 편집, 디자인, 번역, 엑셀 문서 작업 등 자신의 전문 기술을 온라인 재능 마켓 플랫폼(크몽, 오투잡 등)에 등록해 단기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방식입니다. 시간과 노력에 비례해 비교적 안정적인 수입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 이커머스 기반 부업: 스마트스토어, 쿠팡 등 온라인 쇼핑몰을 개설하여 위탁판매(드롭쉬핑)를 하는 방식입니다. 재고를 직접 관리하지 않아도 되므로 초기 자본금 부담이 적고, 마케팅 전략에 따라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습니다.
💡 '의도적 언보싱'과 '긱 이코노미': 불확실성 시대의 새로운 생존법
Z세대가 부업에 나서는 배경에는 인공지능(AI) 확산, 대규모 해고, 심리적 번아웃 등 불확실한 노동 환경에 대한 불안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더 이상 한 직장에 평생을 바치는 것이 안전한 선택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는 승진을 의도적으로 피하는 ‘의도적 언보싱(Unbossing)’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리더 역할을 맡지 않아도 불안하지 않다”는 응답이 47.3%로, “불안하다”(22.1%)의 두 배를 넘어섰습니다. 이는 과도한 성과 책임과 업무량 증가를 피하고, 자신의 삶의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심리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이러한 흐름은 전 세계적인 ‘긱 이코노미(Gig economy)’의 성장과도 궤를 같이합니다.
🤔 전문가 인터뷰: 부업, 현명하게 시작하는 법
많은 Z세대들이 부업에 뛰어들지만, 모두가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직장인의 부업 전략을 오랫동안 연구해온 김민철 커리어 컨설턴트를 만나 조언을 들어보았습니다.
Q. 부업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A.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을 팔 것인가’입니다. 단순히 유행을 좇기보다는, 본인의 강점과 전문성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 글쓰기를 좋아한다면 블로그나 전자책을, 디자인 감각이 있다면 굿즈 제작이나 로고 디자인을 시도하는 게 성공 확률을 높입니다. 부업은 결국 본인의 강점을 활용하는 일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Q. 본업과 부업을 병행하면서 번아웃을 피하는 팁이 있을까요?
A. "철저한 시간 관리가 필요합니다. 저는 '일주일에 부업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을 정해놓고, 그 안에서만 움직이도록 조언합니다. 예를 들어, ‘평일 저녁 8시부터 10시까지, 주말 4시간’처럼 명확한 규칙을 만드는 것이죠. 일과 휴식의 경계를 명확히 해야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합니다."
⚠️ 부업, 무작정 시작하기 전에 고려할 점
성공 사례만 보고 섣불리 뛰어들었다가는 오히려 큰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부업을 시작하기 전, 반드시 다음의 현실적인 문제들을 고려해야 합니다.
- 수익의 불확실성: 초반에는 노력에 비해 수익이 적을 수 있으며, 꾸준한 수입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
- 세금과 건보료 문제: 직장인이라도 부업으로 연간 7,500만 원 이상의 소득이 발생하면 종합소득세 신고 의무가 발생하며, 부업 소득이 3,400만 원을 초과할 경우 건강보험료가 추가로 부과될 수 있습니다.
- 시간 관리의 어려움: 퇴근 후와 주말 시간을 모두 부업에 투자하다 보면, 본업의 성과가 떨어지거나 신체적·정신적 번아웃에 빠질 위험이 있습니다.